성별 불쾌감의 원인과 치료

청소년 K양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다른 여자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에 대해 인식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여자아이들과 놀기보다는 남자아이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거나 함께 총놀이를 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남자 옷을 입었고 머리도 짧게 자르고 다녀서 처음 보는 사람들은 남자아이라고 여길 정도였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가슴이 커 보이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헐렁한 옷을 입고 다녔다. 중학교 1학년 때 초경을 하였는데, 이는 매우 당황스러운 경험이었고 자신이 여자라는 것이 너무나 혐오스러웠다. 이성보다는 동성인 여성에게 끌렸으나 자신이 동성애자라기보다는 이성애자 남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별 불쾌감이 심해지면서 인터넷을 통해 트랜스젠더에 대해 검색하게 되었고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경험이 있어야만 성전환 수술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듣고 의료 기록을 남긴 다음 성전환 수술하겠다고 자의에 의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게 되었다. 대부분의 아동과 성인은 자신이 타고난 성과 동일시하여 생래적 성별과 일치하는 감정 및 정체감을 갖는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타고난 성별 정체성을 확고하게 갖지 못한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태어난 성별 범주와 다르거나 통상적인 남성이나 여성 범주에서 벗어난 느낌이 든다. 성 전환적 경험을 느끼는 많은 사람이 대체로 이런 성별 불일치를 극복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타고난 성별에 만족하지 못해 성별 불쾌감 진단을 받는다. 성 정체감은 사회적으로 부여된 정체감, 개인의 여성 및 남성에의 동일시를 의미한다. 성별 불쾌감은 부여된 성에 정서적, 인지적 불만족을 느끼고, 개인에게 생물학적으로 부여된 성과 경험된 혹은 표현된 성의 불일치로 인해 고통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성별 불쾌감의 진단 기준은 아동에서의 성별 불쾌감과 청소년과 성인에서의 성별 불쾌감으로 나뉜다.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먼저 아동에서의 성별 불쾌감은 첫 번째, 이성이 되고 싶은 갈망이 있고 자신이 이성이라고 주장한다. 두 번째, 남자아이는 이성의 옷을 입거나 여성 복장을 흉내 내기를 좋아하고 여자아이는 오로지 전형적인 남성 복장만을 고집하고 여성 복장을 하는 것을 거부한다. 세 번째, 가상 놀이나 환상 놀이에서 이성 역할을 강하게 선호한다. 네 번째, 이성이 주로 하는 놀이, 인형, 게임, 활동을 강하게 선호한다. 다섯 번째, 이성 놀이 친구를 강하게 선호한다. 여섯 번째, 남자아이는 전형적인 남성 장난감, 게임, 활동을 심하게 거부하고, 난투 놀이를 강하게 회피한다. 여자아이는 인형, 게임, 활동을 강하게 거부한다. 일곱 번째, 자기의 해부학적 성별을 강하게 혐오한다. 여덟 번째, 자신이 경험한 성별과 일치하고자 하는 일차 혹은 이차 성적 특징을 강렬하게 갈망한다. 이상 여덟 가지에서 첫 번째 사항은 반드시 포함되며, 자신에게 주어진 성별과 경험된/표현된 성별에 있어서 뚜렷한 불일치가 최소 6개월 이상이며 6가지를 보인다. 또 다른 영역은 청소년과 성인에서의 성별 불쾌감이다.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자신의 경험된/표현된 일차 또는 이차 성징 사이의 현저한 불일치이다. 두 번째, 자신의 경험된/표현된 성별의 현저한 불일치로 인해 자신의 일차 또는 이차 성징을 제거하고 싶은 강한 갈망이다. 세 번째, 이성의 일차 또는 이차 성징에 대한 강한 갈망이다. 네 번째, 이성이 되고 싶은 강한 갈망이다. 다섯 번째, 이성으로 대우받고 싶은 강한 갈망이다. 여섯 번째, 자신이 이성의 전형적인 느낌과 반응을 가지고 있다는 강한 확신이다. 자신이 경험하고 표현된 성별과 주어진 성별 간의 불일치가 최소 6개월 이상, 위의 6가지를 보인다. 성별 불쾌감을 가진 사람은 정해진 출생 시의 성별과 그들이 경험하고 표현하는 성별 사이의 현저한 불일치를 보이며, 이 차이가 진단의 핵심 부분이다. 성별 불쾌감은 연령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사춘기 이전의 여자아이는 남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하고 자신이 남자라고 주장하거나 자라서 남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다가 유방이 발달하거나 월경이 시작하면 극도로 자기 몸을 혐오하기도 한다. 남자아이의 경우 사춘기 이전에 여자가 되고 싶다고 표현하고 자신이 여자라고 주장하거나 크면 여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남자아이는 남성 성기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여자아이처럼 앉아서 소변을 보려 한다. 남성 성기나 고환이 혐오스럽다고 느끼거나 그것을 제거하고 싶어 하고 여성 성기를 가지고 싶어 한다. 이들은 특히 청소년이 되면 자기 몸에 나타나는 이차 성징을 매우 싫어한다. 유병률은 출생 성별이 남성인 성인의 경우 0.005~0.014%, 출생 성별이 여성인 성인의 경우 0.002~0.003%로 매우 드물다. 어린 아동은 나이 든 청소년이나 성인보다 해부학적 불쾌감을 덜 표현하지만 청소년 이후에는 이차성징이 나타나면서 불쾌감이 더 커진다. 지지적인 환경이나 불일치를 줄이는 생물학적 치료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완화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등교 거부, 우울증, 불안장애, 물질 남용을 보이고 심하게는 자살 충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성별 불쾌감의 원인으로는 우선 유전자의 이상, 태내 호르몬 이상이 제기된다. 심리학적 이론 중 정신분석에서는 남근기에 이성의 부모를 과도하게 동일시한 결과, 동성의 부모가 이성의 역할을 요구하기 때문에 성별 불쾌감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본다. 학습이론에서는 성별 불쾌감은 학습과 강화의 역사라고 본다. 동성의 부모가 소극적이거나 존재하지 않지만, 이성의 부모가 지배적이어서 이성의 부모를 역할 모델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결국 생물학적 호르몬 치료를 선호한다. 남성 환자의 경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을 처방받아 가슴의 발달이나 체모 및 머리카락의 손실, 체지방 분포의 변화가 생긴다. 여성의 경우에는 유방 절제술과 자궁적출술이 이루어진다. 성적인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음경 성형수술도 이루어지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성전환 수술에 대해서는 임상가들도 찬반양론으로 갈려 있다. 극단적인 비해결책이라고 반대하는 임상가도 있고 이것이 가장 인간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임상가도 있지만, 이 수술은 점차로 느는 추세다. 성전환 수술로 자기 만족감이 증가하고 인간관계에서도 개선이 일어났다고 보고되기도 한다. 심리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보고된 결과가 거의 없지만 성별 불쾌감에 수반되는 우울, 불안의 심리적 문제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치료도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