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감정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우울하고, 즐거운 것은 정상이다. 감정 자체는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 대해 내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데 환경과 상관없이 마음 상태가 수시로 변하는 사람들이 있다. 감정 기복이 커서 감정 자체가 진폭이 크거나, 잔잔하거나, 확대되거나 과장되기도 한다. 대인관계에서 어려울 때, 계절이 바뀔 때 여성들에게는 생리를 앞두고 있을 때 기복이 심해진다. 흔히 기분장애라고 하는 현상은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고 우울함이나 기분의 변동이 장시간 계속되는 경우다. 이러한 기분장애는 크게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의욕 저하, 불면, 피로감, 집중력 저하를 동반하는 주요 우울증과 기분이 들뜨는 조증 및 우울증을 반복하는 양극성 장애로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는 남자의 3.3%, 여성의 7.2%가 이런 장애를 겪는다는 보고가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약 2배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사하며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 있다는 연구가 있다. 20, 30대 젊은이들도 많이 겪는데 그들의 특징은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 기복이 나타나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며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로 혼자 핸드폰을 들고 시간을 보내기도 하며 SNS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그들이 잠드는 시간은 3~4시이고, 아침 10시가 넘어서 일어나기에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에 대한 어려움이 가중되기도 한다. 늦게 잠을 자는 경우 흔히 밤에 폭식하는 습관이 생긴다. 자극적인 음식을 통해 에너지가 올라가고 밀가루 음식, 분식, 짜고 단 음식을 통해 체중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기도 한다. 체중이 늘어나면서 외모에 대한 고민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의식 때문에 대인관계도 어려워지며 자존감은 바닥을 찍는다. 이런 과정은 악순환의 고리처럼 반복된다.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되고 감정 기복이 심해질 때 가족과의 관계도 어려워질 수 있다. 부모는 자녀의 눈치를 보게 되고 형제는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고 피해 다닌다. 친구도 없고 가족 간의 친밀감을 찾을 수 없는 상태는 단순히 성격이 까탈스럽거나 변덕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감정 기복의 문제인데 이를 '비전형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이 증상은 우울증의 한 종류로 일반적인 우울증이 체중 감소와 불면증을 동반하는 데 비해 체중 증가와 낮 동안의 수면 과다를 일으킨다고 해서 '비전형성'이라고 한다. 감정 기복이 동반되며 30대이하의 젊은 연령층에서 흔히 나타난다. 비전형성 우울을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식욕이 증가하고 밤에 폭식증이 나타난다. 탄수화물이나 매운 것을 먹으면 예민함이 줄어들기 때문에 계속 먹게 된다. 두 번째, 밤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어떤 경우는 밤낮이 바뀐 경우도 있다. 일찍 잠들지 못하고 밤이 깊어질수록 눈은 더 말똥말똥해진다. 세 번째, 몸이 무거워서 주로 누워 지낸다. 체중이 늘어나기도 하고 움직이는 것을 귀찮아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 타인이 자신을 향해 평가하는 것에 매우 민감하며 타인에 의한 거절에도 매우 민감해한다. 이런 이유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고립되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특히 타인의 표정이나 말투에 몹시 예민하며 타인이 하는 말의 내용보다 표정이나 말투에 더 신경을 쓰기도 한다.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지 과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의 표정이나 말투는 그 사람의 컨디션과 관련이 깊다. 몸이 피곤하거나 부정적 감정으로 마음이 어려울 때는 얼굴이 굳어지기도 하고 말투가 거칠어지기도 한다. 비전형성 우울증이 있는 경우 상대방의 말투와 표정이 마치 자신 때문이라고 해석하기 때문에 우울함이 계속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면 비전형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이 보통 사람들보다 예민하고 신경이 날카로우며 비전형성 우울 증상이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우울 증상이 회복되지 않을 때 혼자 회복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증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지'가 필요한데 의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작업이 도움을 받은 것이다. 그러고 나서 해야 할 것은 아침 햇살을 쬐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30분가량 가벼운 산책과 함께 햇볕을 쬐는 것이다. 혹 어제저녁에 늦게 잤더라도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신체 리듬에 중요한 요소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현대인의 삶이 일찍 자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저녁 늦게 음식을 섭취하는 것부터 줄여 나가면서 잠자리에 좀 더 일찍 눕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비전형성 우울증 극복을 위한 또 한 가지 방법은 타인의 말과 행동, 표정을 자신과 동일시하지 말고 그 사람의 문제로 넘겨야 한다. 타인의 표정과 말투에 신경이 쓰인다는 것은 내 중심의 삶이 아니라 타인 중심의 삶이 되는 것이다.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설령 타인이 나를 평가하고, 비판하더라도 그건 그 사람의 문제다. 그 사람의 판단이다. 타인의 판단이 내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타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표정이었는지 다 지나가게 되어있다. 마지막 방법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해야 한다. 감정을 인식할 때 깊은 심호흡과 함께 시도해 보라.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감정의 이름을 붙여 보라. 이름을 붙이고 나면 원인도 알 수 있고 이름과 원인을 알게 되면 내 안에 감정을 볼 수 있게 된다. 내 감정을 알고 볼 수 있다면 감정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되고 객관적 인식은 감정으로부터의 분리의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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