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의 대학생인 K씨는 대학 생활하는 동안 친구를 사귀기 힘들고 어떻게 대화를 이어 나가야 할지, 데이트 상대를 만나도 늘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염려되어 관계를 맺는 것을 두려워하였다. 누군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그 사람과 어울리지 않고 피하려고 했고,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알면 실망할까 봐 속마음을 내보이기 싫었다. 같은 학과 모임에서도 늘 겉도는 느낌이 들었고 부적절한 느낌이 들어서 자신을 심하게 억제하였다. 초등학교 때까지 활발했던 K씨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친구들로부터 심하게 놀림을 받게 되었다. 그 이후로 사람들 앞에 서면 식은땀이 나고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고 거부할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슬그머니 무리에서 빠져나와 혼자 자기 방에서 종일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였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이런 태도는 더욱 심해져서 같은 과 여학생들이 말을 걸어와도 심하게 당황하고 말을 더듬는 증상까지 생겼다. 혼자 있으면 허전하고 외로운 느낌이 들지만, 사람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긴장감과 당혹감 같은 부정적인 기분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더 편안하기 때문에 혼자 지내는 것을 택하곤 했다. 그러나 대인관계를 잘하고 스스럼없이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자신도 회피적인 성격을 바꾸고 싶어 했다. 이처럼 회피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사회관계를 억제하고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한 증상이 청년기에 시작되어 여러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난다. 회피성 성격장애 환자는 타인으로부터 거절과 거부를 받고 비난받으면 상처를 입는다. 이들은 수줍어하고 억제적이고 눈에 띄지 않아 주목받은 것을 매우 꺼린다. 타인의 비난과 거절,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중요한 대인관계, 직업 활동을 피한다. 자신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쉽게 관계를 맺지 않으려고 한다. 너무 억제적이고,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하며, 조롱당하거나 수치심을 당할 것을 두려워하여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자제한다. 이들은 스스로 부적절하다고 느끼고 자신감이 매우 낮기 때문에 새로운 대인관계에서 불편해하며 어색해한다. 특히 낯선 사람과 만나는 상황에서 자신은 사회성이 부족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부족하며 다른 사람보다 열등하다고 믿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일이 발생할까 봐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나 새로운 일에 관여하는 것을 꺼린다. 이들은 늘 긴장해서 평가받는 상황을 힘들어하기 때문에 직장 일이나 사회생활에서 자기 의심을 많이 하고 그러다 보니 혼자 고립되어 지내는 경우가 많다. 낮은 자존감, 거절 민감성 때문에 인간관계를 제한한다. 이들의 발달적 경과를 살펴보면 회피 행동이 이미 유아기나 아동기에 수줍음, 고립, 낯선 사람과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동기의 수줍음이 회피성 성격장애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지만, 수줍어하는 모든 아동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회피성 성격장애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비판이나 거부, 인정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대인 접촉과 관련되는 직업 활동을 회피한다. 둘째,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서지 않으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피한다. 셋째, 창피를 당하거나 조롱당할까 봐 두려워 친근한 대인관계 이내로 관계를 제한한다. 넷째, 사회적 상황에서 비난과 거절당하는 것에 대해 집착한다. 다섯째, 부적절한 느낌으로 인해 새로운 대인관계 상황에서 억제되어 있다. 여섯째, 자신을 사회적으로 서투르고, 개인적으로 매력이 없고, 타인에 비해 열등한 사람으로 지각한다. 일곱째, 당황스러운 일이 생길까 봐 새로운 일에 참여하거나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몹시 꺼린다. 사회적 억제, 부적절한 느낌, 부정적 평가에 대한 예민성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초기 성인기에 시작되며, 위의 4가지 이상을 충족한다. 회피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기질적으로 수줍어하고 억제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또한 기질적으로 위험에 대한 생리적 민감성이 높아 타고난 성향과 학습된 것이 성격 형성에 작용한다. 정신분석적으로 볼 때 회피성 성격장애의 주된 감정은 수치심이다. 특히 아동기에 또래로부터 창피를 당하거나 거절을 받은 경험이 회피성 성격장애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신분석 입장에서는 치료할 때 회피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이 자신의 무의식적 갈등을 인지하고 해소하도록 돕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지나친 수치심 및 당혹감과 관련된 정서를 다루어 주는 것이 좋다. 인지 이론에서는 타인에게 비판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아동기에 주변 사람으로부터 거절을 경험한 사람은 거부될 것이라고 미리 예견하고 자신의 잘못된 기대에 맞추어 다른 사람의 반응을 잘못 지각하거나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지는 타인의 긍정적인 평가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의 수행을 평가절하하고, 사회적 관계의 두려움을 갖는다. 행동주의 이론에 서는 이들이 정상적인 사회기술을 잘 습득하지 못한 데다가 사회적 상황을 자꾸 회피하다 보니 사회적 결함이 더 굳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보고 있다. 인지치료 자는 불편한 신념과 역기능적 사고를 변화시켜 자기상을 높여준다. 행동치료 자는 주장 기술 훈련, 사회 기술 훈련 등을 통해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한다. 우울과 불안 증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항불안제와 항우울제가 사회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다.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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