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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적응장애

by s코치 2022. 7. 6.

대학을 다니는 21세의 K 씨는 휴학하고 군대에 입대하였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훈련소를 퇴사하고 자대로 배치된 후 너무 불안하여 항상 불안과 불면증으로 고통스러웠다.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친구는 많지 않더라도 사회에서는 그럭저럭 대학 생활을 하면서 아무런 문제 없이 지냈지만, 군대에 오자마자 관심병사 B급으로 분류되어 상사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훈련할 때마다 구토가 나올 지경으로 힘들었고, 의무 중대에서 대기하면서 계속 불안해하였으며, 다른 사람들 모두 문제없이 군 생활을 하는데 자꾸 자기만 괴롭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죽어 버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걱정하실 부모님을 생각하면 이렇게 지내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사람 사귀는 게 너무 힘들고,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며, 부정적으로만 대하는 것 같았다. 나쁜 일을 경험하고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면 당혹해하고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난다.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이 지나가면 다시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오지만, 또 어떤 사람은 일상생활과 적응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정서적 고통을 호소한다. 적응장애를 일으키는 스트레스는 연인과 헤어지는 것과 같은 단일한 사건일 수도 있고 직업 문제나 결혼 생활의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할 수도 있다. 불리한 생활환경 속에 놓이게 되면 적응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생활 스트레스는 단발성일 수도 있고 반복적일 수도 있다. 적응장애 진단을 내리려면 스트레스 요인이 발병하고 나서 3개월 이내에 시작하고, 스트레스 요인 또는 결과가 종결된 후 6개월 이상은 지속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드물게는 장애가 6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지속되기도 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지병이 있다거나 우범지대에 거주하는 것 등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는 한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자연재해처럼 사회 전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어떤 스트레스는 발달적 사건과 연관이 있어서 자녀가 등교하는 것, 부모와 떨어지는 것, 부모와 다시 사는 것, 결혼하는 것, 부모가 되는 것, 직업적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것, 은퇴 등이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사랑했던 사람의 사망에 따른 애도 반응의 강도나 특성 또는 지속 정도가 문화, 종교 혹은 연령을 감안하더라도 예상하는 것보다 지나칠 때 역시 적응장애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이 실직과 같은 급성 사건이라면 장애는 즉시 시작되고 지속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다. 그러나 실직 상태가 지속된다면 적응장애도 지속되면서 심하면 주요우울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적응장애는 심할 경우 자살 시도와 자살 완수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그러므로 적응장애를 진단 내릴 때 스트레스에 대한 개인의 반응이 적절한지, 아니면 예상되는 것보다 심한지 임상적 판단을 하려면 그 사람이 속한 문화적 환경의 맥락 등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적응장애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인식할 수 있는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반응으로 감정 또는 행동 증상이 스트레스 요인이 시작한 지 3개월 이내에 생긴다. 두 번째, 이런 증상이 임상적으로 두드러지며, 다음 중 한 가지 또는 모두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먼저, 증상의 심각도 혹은 강도가 외적인 맥락과 문화적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스트레스 요인의 심각도나 강도와 맞지 않는 현저한 고통을 초래한다. 또 한 가지는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중요한 기능 영역에서 유의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한다. 세 번째, 스트레스와 관련된 장애는 다른 정신질환의 준거를 만족시키지 않으며, 이미 있는 정신질환이 단순히 악화한 것이 아니다. 네 번째, 증상은 정상적 애도 반응이 아니다. 다섯 번째, 스트레스 요인 또는 결과가 끝난 후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우울 기분 동반, 불안 동반, 불안 및 우울 기분 동반, 품행장애 동반, 정서 및 품행장애 동반이 있다. 장애가 6개월 미만 지속될 경우 급성이라 명시하고 장애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이라 명시한다. 적응장애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의 성질이다. 적응장애 진단을 위해서는 스트레스 사건의 의식적, 무의식적 의미가 중요하며 환자가 이미 가진 취약성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또 다른 취약성 요인으로는 유아기에 부모를 잃었거나 역기능적 가정에서 양육된 경우다. 양육 과정에서 겪은 주요 인물과의 관계에서 실제적 혹은 지각된 지지가 스트레스에 대한 행동적, 정서적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아동은 초기 발달 과정에서 독특한 방어기제를 통해 스트레스 사건을 처리한다. 외상이나 선천적인 취약성으로 인해 어떤 아동은 덜 성숙한 방어기제를 발달시키고, 또 어떤 아동은 보다 성숙한 방어기제를 발달시킨다. 특히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발달시킨 아동은 커서 상실, 이혼, 경제적 위기 등의 어려움이 닥쳤을 때 훨씬 취약해지지만 성숙한 방어기제를 발달시킨 아동은 성인이 되었을 때 위기나 스트레스에 보다 능숙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런 차이에 대해서 정신분석에서는 아동기 초기에 어머니가 했던 역할에 주목하면서 어머니의 영향이 나중에 스트레스 대응 역량에 중요하다고 보았다. 정신 분석자 위니 컷(Winnicott)은 '충분히 좋은 어머니'라는 용어를 아이의 욕구를 잘 이해하고 공감적으로 반응해 준다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생애 초기에 이런 어머니를 경험했다면 나중에 커서도 스트레스에 잘 적응하고 삶의 좌절을 견딜 수 있는 내적 자원을 가지게 된다. 치료적으로는 같은 적응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집단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료할 때는 적응장애를 보이는 사람의 이차적인 이득의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의 경우 환자 역할을 하는 것이 책임을 회피하게 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응장애에서의 약물 치료는 우울증이 동반될 경우에는 항우울제를 사용하고 불안 증상이 동반될 때는 항불안제를 사용하되, 짫은 기간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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