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이드 심리학은 지형학적 이론에 근거한다. 즉, 인간의 심리가 의식과 전의식 그리고 무의식으로 구성되었다고 이해한다. 그리고 무의식에 억압되어 의식으로부터 격리된 통제되지 않는 소망들에 이해 신경증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리므로 이드 심리학 정신분석은 무의식의 내용들에 대한 의식의 인식이 증가함으로써 신경증이 치유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정신분석을 통해 억압이 약화되여야 한다. 그래야 무의식의 내용들이 의식으로 표출되고 의식이 무의식의 소망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을 의식화함으로써 무의식에 대한 지식이 넓어지는 것이 이드 심리학의 치유 효과다. 프로이트의 자아 심리학은 구조이론에 근거한다. 구조이론은 인간의 심리가 이드, 자아, 초자아라는 3개의 심리구조로 형성된다고 본다. 각 심리구조는 기계와 같은 장치로서 이드는 무조건 충족되기를 바라는 본능과 같은 구조화되지 않은 에너지의 근원이다. 자아는 이드의 욕동을 초자아와 현실에 맞추어 적절하게 조절해야 하는데 무조건 충족되기를 바라는 욕동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은 항상 성공적일 수 없다. 결과적으로 자아, 이드, 초자아로 구성된 심리구조 내에 갈등이 초래되고 갈등을 처리하기 위해 방어기제가 동원된다. 방어기제는 자아의 무의식적인 활동인데, 병적인 방어기제를 사용할 경우 신경증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자아 심리학 정신분석에서 치유는 이드의 욕동에 대해 자아의 지배력을 확산시키는 것이 된다. 반면 자기 심리학은 정신분석을 받게 되는 대부분의 환자의 정신 병리의 핵심이 자기결핍이라고 간주한다. 자기 결손은 정상적인 자기 발달이 실패하여 자기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자기의 치유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자기의 정상 발달과정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기가 정상적으로 발달하기 위해서는 양육자의 공감적인 반응이 필요하다. 아기가 신체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 적절한 용량의 산소가 필요하듯이, 아기의 심리적 자기가 정상적으로 발달하기 위해선 공감적이고 반응적인 인간 환경이 필요하다. 또 아기의 호흡기가 필요로 하는 것에 맞춰 공기 중의 산소가 공급되어야 하듯이 공감적인 환경 또한 아기의 필요와 소망에 맞춰 적절하게 반응해 줘야 한다. 초기 유아는 자기대상으로 어머니가 유아의 타고난 잠재력에 깊이 반응해 주는 더없이 행복한 상태 속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완전한 행복은 깨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완벽한 어머니라 하더라도 아이의 심리적인 욕구를 완전히 만족시켜 줄 순 없기 때문이다. 완전함이 깨진 상태에서 최초의 완전했던 행복을 다시 찾길 바라는 아이의 욕구를 인간 심리의 근본 동기로 보았다. 최초 가장 행복했던 시기의 두 주인공은 아기와 엄마다. 그러므로 아기는 '가장 완벽했던 자기'와 가장 '이상적이었던 엄마'를 다시 회복하기를 바란다. 이를 자기애적 욕구라고 표현한다. 결국 아이의 자기가 얼마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지는 자기대상인 어머니가 아기의 자기애적 욕구에 얼마나 공감적으로 반응해 주느냐에 달려 있다. 아기의 자기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자기-자기대상 관계는 먼저 자기대상으로서 엄마가 아기의 필요와 소망에 맞춰 적절하게 반응해 줘야 한다. 문제는 아기가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이므로 아기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알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직접 관찰하고 경험할 수 없는 아기의 내적 필요와 소망을 알 수 있는 것은 엄마에게 특별한 공감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아주 초기 아기는 엄마와 경계가 없이 융합된 상태이기 때문에 엄마가 아기의 내적 삶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엄마와 아기 사이에 존재하는 두 사람만의 특별한 공감 능력인 셈이다. 그러나 자기대상인 엄마가 항상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때때로 어쩔 수 없이 잘못된 공감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공감의 실패는 필연적이기도 하지만 아기의 자기가 성장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만약 아기가 엄마와의 융합 속에서 만족스러운 삶만 지속한다면 아기는 엄마와의 융합상태를 벗어나 자기의 발달을 지속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공감의 실패를 통해 아이가 좌절을 경험하는 것은 아기의 자기 발달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엄마의 공감 실패에 의한 좌절은 잘못된 양육에 의한 명백한 좌절과 달리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아이는 최적의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즉 아이가 처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최적의 좌절을 경험하기 전, 아이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과 소망하는 것이 자기대상에 의해 완전히 공급되는 상태였다. 최적의 좌절을 경험하며 아이는 자기대상의 기능을 자기 내면으로 내재화하여 자기의 것으로 만들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필요성과 소망에 맞춰 자기대상이 완전하게 공급해 주지 않기 때문에 이제 스스로 자신의 필요성과 소망을 충족시킬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자기대상이 해 주던 기능을 내재화하여 아이의 심리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을 내재화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자기 결손의 원인은 자기대상 관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자기대상의 공감적 반응 자체가 결핍되었거나 최적의 좌절을 경험하지 못하고 아이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과도한 좌절을 경험한 결과다. 그 결과 변형 내재화를 통해 건강한 자기를 형성하지 못한 채 자기의 성장이 멈춰지거나 왜곡되고 결손난 상태를 보이게 된다. 그러므로 정신분석을 통해 치유를 얻기 위해선 발달과정에서 방해받은 성장이 분석과정에서 다시 진행되어야 한다. 이는 분석가를 자기대상으로 삼아 자기와 자기대상 관계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 자기 심리학은 '자기대상 전이'라고 부른다. 환자는 분석가와의 관계에서 자기대상 전이를 형성하고, 분석가가 자기대상으로서 적절하게 반응해 줄 때 환자는 방해받았던 발달과정을 다시 활성화하고 건강한 자기를 형성하게 된다.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기대상 전이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 (0) | 2022.06.16 |
---|---|
상담가의 기본 자세는 공감이다 (0) | 2022.06.15 |
정신 병리와 증상 (0) | 2022.06.14 |
자기-병리의 원인과 행동 (0) | 2022.06.14 |
자기의 일차장애와 이차장애 (0) | 2022.06.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