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시기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의 시기이다. 대략 4세 이후부터 학령 전까지의 시기다. 이 시기 아이들의 공통점은 쉬지 않는 질문이다. '왜요?'라는 말을 반복하며 호기심이 폭발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말썽꾸러기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질문 속에는 삶의 에너지인 생명이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생명의 힘은 넓게 펼쳐진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려가는 힘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정체성이다. 이 시기의 정체성은 성별, 스스로에 대한 믿음, 생각 속에 품은 꿈과 환상들을 아는 것이다. 이것을 알기 위해 이 시기의 아이들이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이 누구이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성인들도 아직 답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도와줄 특별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이 보호장치가 유치원 시기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인이다. 이것을 '자기 중심성'으로 부른다. 이 의미는 이기적인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기 중심성이란 생물학적 사실이며 아이들이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천성적으로 자기중심적이다. 7세 이전의 아이들은 타인의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는 것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동정심이 많을 수는 있지만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공감할 수는 없다. 타인을 공감할 수 있는 시기는 고등학생 정도인 17~18세 이후다. 유치원 시기의 아이들은 자기중심성과 함께 마술적 사고가 특징이다. 아이들은 현실을 환상에서 분리해 내기 위해 현실을 시험한다. 이것은 그들이 힘을 발견해 나가는 하나의 방법이다. 시험을 해본다는 것은 아이가 얼마만큼의 힘을 가졌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이 시기의 또 다른 정체성은 매우 독립적이라는 데 있다. 질문하기에 바쁘고, 믿음을 만들고, 미래를 상상하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고 한다. 아이들이 원인과 결과에 대한 좀 더 세련된 인식을 개발할수록 자신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배우게 된다. 이는 아이들에게 아주 자연스럽고 건강한 일이며 여기에 모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때 부모가 할 일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들의 모델이 되는 것이다. 아버지가 남성의 모델이 된다면 어머니는 여성의 모델이 된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건강한 성적 모델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친밀한 관계모델이어야 한다. 또한 건강한 의사소통 기술의 모델이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명료하게 말하기, 들어주기, 원하는 것을 요청하기, 갈등 해결하기 등과 같은 기술을 적절하게 잘 사용해야 한다. 여기서 남자아이들은 아버지와 유대감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이는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경우에만 생긴다. 유대감은 감정적 교류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접촉도 요구한다. 물론 여자아이들에게도 아버지란 매우 중요한 존재이지만 남자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존재이다. 여자아이들은 이미 어머니와 결속되어 있으며 어머니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하다. 남자 아이들도 어머니와 결속되어 있지만 동성이 아닌 이성이기 때문에 여자아이들과는 차이점이 있다. 오히려 남자아이는 어머니의 투사된 성으로부터 자신의 남성을 지켜야 할 입장이다. 어린 남자아이는 아버지에게 결속되어 있기 때문에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행동을 모방하기 시작한다. 어쩌면 커서 아버지처럼 되고 싶다고 말을 하거나, 가상적인 놀이에서는 상징적으로 아버지처럼 행동할 수도 있다. 여자아이들의 경우는 어머니의 행동을 모방하기 시작한다. 아기 인형을 유모차에 태워서 밀고 다니거나 우유를 먹이는 그런 놀이를 할 것이다. 또 어머니의 예쁜 옷을 입어 보거나, 화장하면서 흥미를 가지고 '엄마 놀이'를 하기도 한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생물학적 경향과 특성은 동성애에 관한 것이다. 최근 동성애를 병리적이거나 성장장애가 아닌, 선천적인 경향으로 보는 연구 결과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동성애자들의 상담 임상 결과를 보면 많은 경우 이들은 초기 자기 성적 경향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 보고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남성 동성애자들은 지나친 수치심을 갖고 있는데 이는 전통적인 남자다움이나 그러한 행동들이 보이지 않는 남자아이들에게 나타나는 특별히 강하고 만성적인 수치심과도 같다. 모든 사람이 상처받은 내면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접근한다면 동성애자의 내면에도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있음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를 존재 자체로 보며 있는 모습 그대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괜찮다는 말을 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교육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이 시기의 자아의 힘을 목적이라고 정하면서 목적의 힘은 정체성의 인식에서 생긴다고 믿었다. 이 시기에 건강한 발달이 이루어지면 아이는 '나는 세상을 믿을 수 있어요, 나는 나 자신을 믿고, 또 내가 특별하고 유일하다는 걸 알아요. 나는 남자아이예요, 나는 여자아이예요. 내가 정말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알진 못하지만, 내 미래를 그려 볼 수 있어요'라고 말할 것이다. 정체성을 가지면 힘이 생겨난다. 시작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이 나오는 것이다. '나는 나일 수 있고, 모든 인생이 내 앞에 놓여 있다. 나는 엄마처럼 행동할 수도 있고 아빠처럼 행동할 수도 있다. 나는 엄마나 아빠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을 꿈꿀 수 있다. 어른이 되는 꿈을 꾸고, 내 인생을 만들어 가는 꿈을 꿀 수 있다'. 건강한 정체성을 가진 아이라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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