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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청소년 비행 환자들에 대한 이해와 치료

by s코치 2022. 6. 18.

비행 청소년을 치료할 때, 그들이 분석가에게 정서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것은 중요한 요소이다. 비행 청소년은 그들의 독특한 자기애적 심리구조 때문에 대상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나그런데도 넘쳐흐르는 자기애적 리비도를 통하여 치료자와는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환자의 자기애적 전이는 치료자가 그들에게 일정한 상황을 제공하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환자 자신의 비행적 자아의 영광스러운 형태를 복제품처럼 제공해 주고 자아-이상을 제공해 주는 한에서 자기애적 전이가 일어날 수 있다. 비행 청소년의 비행적 자아의 영광스러운 복제품과 같은 모습과 자아-이상을 구분한 것은 자기심리학의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전자는 과대 자기에 근거한 전이, 특히 쌍둥이 전이를 뜻하고 후자는 이상화 부모 이마고의 활성화에 근거한 전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비행의 치료에 필수적인 기법에 대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상관계를 형성할 수 없는 비행 청소년과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기 위한 응급수단으로 치료자는 자신을 자아-이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치료자를 직접적으로 환자의 자아-이상의 자리에 위치시키는 것은 분석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분석가에 대한 이상화를 적극적으로 고무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비행자가 기본적으로 이상화 부모 이마고에 고착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이상화 전이를 형성하려는 강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것이 비행자의 핵심적인 병리라고 볼 수 있다. 이상화 전이를 형성하는 것 자체는 자기애적 인격장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문제는 비행자들은 이상화 대상에 대한 내적 갈망을 부정하고, 오히려 겉으로는 모든 가치와 이상을 노골적으로 경멸하는 태도를 보인다. 주위의 일반적인 가치와 이상을 경멸한다는 것은 자신의 과대 자기를 비현실적으로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이상화 대상에게 크게 실망하거나 혹은 이상화 대상을 상실한 이후 과대 자기에게 리비도가 방어적으로 과부착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과대하게 비대해진 과대 자기는 비행자의 인격 특성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 결과, 아무런 제한도 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마치 전능한 힘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거나, 주위 환경과 대상을 잔인하게 다룰 수 있다는 것을 자랑한다. 그러나 얼핏 거칠고 험해 보이는 비행 행동은 이상화 대상을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방어다. 동시에 과대 자기의 비행행동이 멈췄을 때 엄습할 공허감과 자존감의 결핍을 막기 위한 방어이기도 하다. 분석가는 비행자가 보이는 이 방어 부분을 잘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분석가가 비행자의 방어 근저에 있는 이상화 대상의 열망부터 다룬다면, 다시 말해서 분석가가 가치 있는 이상적인 인물로서 자신을 비행자에게 제공한다면, 비행자는 분석가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분석가는 먼저 비행자의 과대 자기의 거울 이미지로서 자신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방어적으로 형성한 자신의 과대 자기를 방해받지 않으면서, 분석가와의 관계에서 이상화 자기대상에 대해 이상화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일단 분석가와 비행자의 유대 관계가 형성되고, 이상화 과정이 활성화되고, 이상화 전이가 훈습 되면, 전능하고 안전한 과대 자기를 추구하던 것으로부터 전능하고 상처를 주지 않는 이상화 대상 추구로 점차 초점이 옮겨 가게 된다. 분석가에 대한 이상화를 끌어내기 위해 환자의 퇴행적 순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환자가 퇴행적으로 순응하는 방식으로 분석가를 이상화할 경우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환자의 심리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외적으로 끈끈한 전이 결속만 일어난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은 치료자가 환자에게 예언자, 구원자, 구세주 역할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 환자는 종교적 대상과 같은 치료자를 대대적으로 동일시함으로써 자신의 갈등을 처리해 버린다. 그러나 이렇게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거대하게 이뤄지는 동일시는 곧장 견고한 심리구조를 형성하지 못한다. 동일시가 심리구조 형성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는데 첫째, 환자가 동일시하는 치료자 상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원초적이며 자기애적으로 집중된 대상이기 때문이다. 즉, 치료자 상 자체가 구조화되지 못한 고태적 상이기 때문에 동일시의 결과도 비구조화된 심리일 수밖에 없다. 둘째, 이미 존재하는 기존의 심리구조에 대대적인 덧입히기식으로 동일시가 일어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식의 동일시는 덧입혀진 심리가 쉽게 벗겨지면서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제 순간적이고 대대적인 동일시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동일시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충분한 동화과정이 뒤따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굳건한 심리구조 형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이런 대상관계가 지속해서 유지되어야 한다. 실제 현실에서 지속될 수 없을 땐 상상 속에서라도 구원자와 같은 이상화 대상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지나친 동일시를 추구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도한 동일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분석가에 대한 이상화를 인위적으로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대개 해로울 뿐이다. 반면에 과대 자기 전이나 이상화 전이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은 치료적으로 필요한 일이고 그렇기에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는 과대 자기나 이상화 부모 이마고의 치료적 활성화와 훈습의 과정을 통해 환자는 점진적으로 심리구조를 조금씩 통합해 갈 수 있게 된다. 즉,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변형 내재화를 통한 심리구조 형성을 달성하게 된다. 미처 충분히 동화되지 못한 채 대대적으로 동일시가 이뤄지는 것과 점진적인 변형 내재화를 구분하는 것은 적절한 일이다. 하지만 실제 자기애적 인격장애 환자를 분석하다 보면 두 가지 방식의 동일시기 다 유용하게 쓰인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분석가에 대한 대대적인 동일시, 즉 행동과 말하는 방식 그리고 태도와 취향 등을 전반적으로 동일시하는 것은 자기애적 인격을 가진 사람의 분석에서 흔히 관찰되는 현상이다. 이런 대대적인 동일시는 분석을 종료하는 시점에 자기애적 전이 대상을 포기할 때 나타나기도 한다. 거의 심리적 상처에 가까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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